개성 넘치는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잘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가치 있는 컬렉션을 소개하는 리미티드 스토어의 4번째 주자, 선데이오프클럽(SUNDAYOFFCLUB)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패션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찾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니. 다음 컬렉션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선데이오프클럽이 쏠닷과 함께 하게 된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브랜드의 시작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준비한 이번 컬렉션 이야기까지, SUNDAYOFFCLUB의 S, ORIGINAL의 O, COLLECTION의 C,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선데이오프클럽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눴다. Q. 직역하면 ‘일요일 휴무 클럽'이라는 브랜드 이름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짓게 되었나. A. 사실 이렇게 지으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아무 뜻이 없다고 해도 무방한데, 굳이 브랜드명의 시작점을 찾자면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연애를 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말 매일 놀았다. 하지만 일요일만은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요일은 만나지 않는 모임'이라는 애칭이 탄생했고, 마침 브랜드를 시작하려던 찰나에 이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선택했다. Q. 다른 브랜드와도 협업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안다. 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A. 첫째로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흥행이 보장된다는 가정하에 움직인다. 둘째로는 믿음이다. 외국 회사와 제작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서로 의견 차이와 의사소통의 부재로 김이 빠진 경우가 있다. 그 이후로 서로의 취향이 같은지, 그리고 서로의 감각을 믿고 맡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어떨 때는 그때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Q. 선데이오프클럽을 시작한 지 약 2년 남짓한 시간이 되었는데,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A. '한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데는 5년이 걸린다'는 소리를 들으며 회사를 시작했다. 아직 이룬 것 없는 걸음마 단계이지만 매출과는 별개로 매년 발전하고,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한 시즌이 끝날 때마다 못한 부분을 반성하고 자책한다. 나 스스로가 100% 만족할 만한 시즌을 전개해 보는 게 최종 목표다. Q. 선데이오프클럽의 평소 컬렉션을 보면 늘 새롭고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브랜드만의 영감을 얻는 법이나 차별화된 작업 방식이 있는지. A. 보통 영화를 보거나 최근의 감정선을 가지고 움직인다. 돌이켜보면 시작 단계에서는 좋아하는 것만을 하자고 생각했지만, 실적을 내야 하는 영리 회사다 보니 원하는 것을 했던 적은 솔직히 말하면 없다. 2021년을 시작하며 스스로 한 다짐이 있는데 좋아하거나, 도전하고 싶은 주제, 내가 가지고 싶은 옷을 합리적인 선에서 만들어 보는 것. 쏠닷과의 콜라보는 그 다짐의 첫 번째 작업물이다. Q.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예상한 결과였을까. A. 가장 친한 친구와 두 개의 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SOC의 뿌리는 라우코하우스인데, 브랜드 자체를 함께 하는 친구가 잘 키웠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및 중국 외에서 꽤 인지도가 있다. 회사 동료분들을 포함하여 주변에서 많은 분이 항상 옆에서 도와주고 있고, 또 어느 정도 기반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남들보다는 비교적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 Q. 이번 컬렉션의 주제가 남다른데. A: 'Ghosts see psychedelic'이다. 사이키델릭이라는 표현이 핵심인데, 한국에선 그 의미가 조금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본디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사이키델릭은 70년대 히피 문화의 중심에 있었고, 록과 힙합 씬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트렌드가 돌고 돌아 사이키델릭이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염두하고 있던 주제는 갱스터였지만 주변의 지인들이 아이디어를 주고 더 깊게 디깅을 반복하여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Q. 환각제라는 표현을 다루기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A. 충분히 이해하는 바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면이 강조된 경향이 있으니. 하지만 일부에 의해 오남용된 것도 사실이다. 원래 환각제라고 불리는 몇몇 성분들은 영신제라고 하여 종교적인 이유로 사용되곤 했다. 주변의 방해요소를 차단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초월적인 존재를 만나는 것. 그것이 환각제의 원래 목적이었다. 현대에 와선 의학적 효과도 인정받기도 했다. 우울증 치료라든지, 알코올 중독 방지라든지. 주제가 다소 무겁긴 해도 우리의 의도를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Q.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혹은 재밌었던 해프닝이라든지. A. 사실 지금도 힘들다. 동업자에게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아직도 못했고. 조만간 이 영상을 추천해주며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해브 어 굿 트립: 기묘한 모험(Have a Good Trip: Adventures in Psychedelic)'이라는 넷플릭스 영상인데, 환각제를 다루는 극도로 부정적 시선의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긍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 부분이 나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물론 환각제는 불법이고 이를 해보자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Q. 타이다이 티셔츠에 들어간 모티브가 독특한데. A. 미국의 심리학자 겸 작가인 티모시 리어리가 만들었던 슬로건 ‘흥분하라, 조응하라, 이탈하라(Turn on, tune in, drop out)’을 이용했다. 디자인의 모티프는 196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의 그래픽을 차용한 것. 덧붙이자면 재킷과 티셔츠에 사용된 그래픽은 미국의 힙합 듀오인 키즈 씨 고스트(Kids see ghosts)의 데뷔 앨범을 오마주했다. 아쉽게도 완성도 문제로 인해 이번엔 티셔츠를 출시하지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래픽을 활용할 방법은 있을 것 같다. Q. 끝으로 어떤 사람들이 이번 컬렉션을 입어주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A. 딱히 없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칸예 웨스트와 키드 커디의 키즈 씨 고스트(Kids See Ghosts), 무라카미 다카시, 넷플릭스 '해브 어 굿 트립' 영상 등 내가 본 것 중에 아이디어를 얻거나 오마주한 부분이 많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짧은 인터뷰에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스스로에겐 무척 큰 의미를 담은 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를 열어준 쏠닷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사진 & 일러스트선데이오프클럽 InterviewerEditor Aiden 컬렉션 런칭 2021년 2월 1일 오후 12시 오픈 발매처SSOLDOT APP 리미티드 스토어ssoldot.store